드림

가을 [아키표]

랄릴루 2022. 5. 4. 01:10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후덥지근하던 날씨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며 어느새 한 계절이 지났음을 알려주었다.
한 계절을 좋아하거나 싫어하지 않았다.
시간이 오면 계절은 가고 새 계절이 오니까.
하지만 너를 만난 후로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 가을이 올 때가 되면 나는 너를 생각했다.
아직 단풍도 물들지 않은, 끝자락의 여름, 가을의 시작 같은 너를.
아직 푸르디푸른 잎사귀가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흔들리면 나는 어느새 네 생각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아키라, 나의 가을.
끝 모르고 높은 가을 하늘처럼 너는 청명하고 푸르러서.
나는 가을을 사랑했다.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약간은 이를지 모르는 가을의 분위기가 물씬 담긴 오르골 소리가 들리고, 가을의 너는 가을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너는 단풍의 색이라 해가 지는 시간을 좋아한다고, 단풍이 아름답게 물드는 한가을을 좋아한다고.
너는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너는 나의 가을이고 나는 너의 가을이라, 나는 가을을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