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사랑을 하고 있다 [이호령]
랄릴루
2022. 5. 10. 22:49
세상이, 세상이 하얗게 빛났다.
이성은 절망적이라고 소리쳤지만, 심장은 이제까지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빨리도 뛰었다.
나뭇잎은 팔랑거리고 벌은 꽃 위에서 노래했다.
영화 속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절대 이럴 리가 없을 텐데.
사랑에 관심이 없었고, 사랑을 할 생각조차 없었다.
그런 일상에 익숙해져 있었고, 곁에는 가족들만 있으면 충분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너무 많은 이별을 겪었기에 사랑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이렇게 영원할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낄 줄은 몰랐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만 같이 느껴지던 공간에서, 그만이 선명하게 미소 지었다.
무슨 짓을 해도 사랑스러워 보였다.
오랜 짝사랑을 하게 했다.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내 마음을 확신했다.
나는 사랑을 하고 있다고 너에게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