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잔월효성 殘月曉星 [청명우연]

랄릴루 2022. 6. 21. 18:32

너는 별이 내린 것 같은 사람이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강인함, 선한 본성에 더없이 대단한 노력과 끈기.
그런 너였기에 모두가 널 사랑할 수밖에 없었더랬다.
너는 바로 곁에 있음에도 저 멀리 아득했기에.
네가 있는 그곳까지 가기 위해, 네 곁에 걸맞은 사람이 되려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길고 긴 노력 끝에도 결국 네가 될 수는 없었지만, 나는 무엇보다 네가 그곳에서 반짝이는 것을 사랑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족했다.
너는 모두의 동경이었다.
우리의 자랑이었고, 우리가 하지 못하는 것을 대신하는 훌륭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화려하게 만개한 매화도 언젠가는 져버리듯, 너는 그리 떠났고.
유일하게 남아버린 나는 뒤늦게야 너의 외로움을 깨달았다.
너는 어찌 앞장서 나가며 모두를 이끌 수 있었나.
그 까마득한 고지에서, 모두의 동경을 등에 업고 고독단신으로 적막을 견뎠나.
처음으로 필사적인 노력이, 책임이 그토록 무겁게 느껴진다.
네가 그립다.
이제는 볼 수 없는 그 모두가 그립다.
여전히 남아있는 화산의 흔적들이 내게 상실을 상기시킨다.
너의 곁에서 모두를 지키기 위해 분전역투했거늘, 나는 결국 아무도 지키지 못했다.
지독한 그리움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해가 뜨면 다름없이 눈을 떠 화산을 유지하기 위해 또한 노력할 뿐이다.
그것조차 1년을 채 넘기지 못했지만.
이제는 어떠한 감흥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익숙한 피로 얼룩진 전쟁터 속에서, 나는 화산을 입에 담으며 숨을 거뒀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붕 떠오르는 의식 속에서 윤회의 수레바퀴가 돌아가는 것을 느끼며 눈을 떴다.
엉킨 실은 풀어지기 시작하고, 인연은 이어지며, 우연은 운명으로 바뀌어간다.
그 모든 광경을 눈에 담고서, 저는 벅찬 희열을 실감했다.
내가 말했잖은가.
너는 별이 내린 것 같은 사람이라고.
산천의 경계 속에서 너는 누구보다 아름다운 빛을 내며, 또 한 번 밤하늘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모두의 동경이 되는 고립무원의 아름다운 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