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가 되었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고, 하늘에서는 하얀 눈송이가 떨어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화이트 크리스마스이브였다.
엘과 베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이브를 기념하며 옥상으로 올라갔다.
"와~ 눈 예쁘다. 그렇지, 엘!"
"네. 예쁘네요."
베시는 신나하며 뛰어다녔고, 엘은 적당히 대답해주었다.
하늘은 깜깜했다.
거리가 온통 반짝이는 불빛들로 가득했다.
"엘! 이리 와서 저거 봐봐! 크리스마스트리가 되게 예뻐!"
시내에 있는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굉장히 아름답게 반짝거렸다.
"네. 굉장히 예뻐요."
엘과 베시는 난간에 붙어, 한동안 크리스마스트리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베시 씨."
엘이 조용하게 베시를 불렀다.
베시는 가만히 고개를 돌려 엘을 바라봤다.
"...좋아합니다, 베시씨. 저희가 연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잠깐의 침묵을 타고 엘이 꺼낸 말은 가히 놀라웠다.
베시는 너무 놀라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푸흐흡! 엘, 너무 로맨틱한 거 아냐?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고백이라니."
"..."
베시는 웃음을 터뜨렸고 엘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부끄러운 건지, 추워서 그런 건지, 엘의 귀가 빨개져있었다.
엘의 눈이 빨리 대답하라고 보채는 것 같았다.
"푸흐흡. 크흡. 네, 알겠습니다."
웃음을 지울 기색도 없이, 베시가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베시는 웃으며 손을 내밀었고, 엘은 베시의 손을 맞잡았다.
2001년 12월 24일, 둘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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