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겨울을 끔찍이도 싫어했다.
내게 겨울이란 매일 밤 얼어 죽을 듯한 추위 속에 간신히 잠에 드는 것이었고, 먹을 것이 없어 눈 속에 차가워져 돌처럼 딱딱해져 버린 빵을 녹여먹는 것이었다.
겨울이 시작되면 뒷골목에는 그조차 못해 죽는 사람들이 허다했다.
나는 그렇게 죽은 이들을 보며 그저 죽지 않음에 감사했다.
얇은 천 쪼가리에조차 숨기지 못한 부위는 발갛게 얼어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매일 밤 이렇게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잠들었고 매일 아침 또 이렇게 살아남았구나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차마 죽지 못해 사는 나 같은 아이들은 세지 못할 만큼 수두룩했고 나는 그중에 겨우 하나였을 뿐이다.
흔한 불행이었다.
특별할 것 없는 비극이었다.
나는 그렇게 어린 시절을 살아남은 행운아였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운을 시험하는 날들의 연속인 계절이.
사무치게 괴로운 겨울이.
나는 끔찍이도 싫었다.
추위가 진절 나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돈을 훔쳤고 일을 하나라도 더 하려 노력했다.
그렇게도 싫었던 추운 겨울이었건만 나는 너를 만나 겨울을 좋아하게 되었다.
시린 보석 같은 네 파란 두 눈이.
너에게 파묻히면 나는 겨울의 냄새가.
너로 인해 쌓은 겨울의 기억들이 모두 좋아하는 추억이 되어서.
나는 그래서 너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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