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앞에 놓아둔 흰 국화 향이 코를 찔렀다.
아니,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을지도 모르나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공기 중에서 괴로울 만큼 짙은 국화향이 떠돈다.
그 국화 향은 시간이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고 지워지지 않으면서 코 끝에 남아있었다.
그가 죽었다.
성질이 사나우면서도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그는 이제 이 세상에 없었다.
부상을 입은 와중에도 그러지 말라고 애써 외쳤건만, 너는 잠시 나를 돌아보며 쓸쓸한 미소를 짓고 작은 흔적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사라져버렸다.
에드의 목숨을 바치고 대신해 살아남은 그의 동생은 어디에선가 에드가 살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꽃향기에 길을 잃은 나비 같다고, 한 가닥의 거미줄을 잡은 이기적인 칸다타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가 죽었다는 것도, 그가 살아있다는 것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내게 작별 선물이라는 듯 잃어버린 한쪽 눈을 주고서 떠나버렸다.
한쪽 눈을 감으면 너의 마지막이 뚜렷이 보인다.
괴롭다. 눈을 뜨면 보이는, 너를 닮아 좋아했던 눈부시고 따듯한 햇살은 이제 덧없이 회색빛으로 빛날 뿐이었다.
난 너를 잃고 빛을 잃었다.
너를 잃고 색을 잃었다.
되찾은 이 눈은 너를 잃은 대가라기엔 너무 보잘것없다.
네가 나를 나만큼 사랑하지 않는 걸 알았다.
네가 사랑받는 만큼 너 자신을 아끼지 않는 것도 알았다.
그러니까 그렇게 떠나버렸겠지.
나 대신이라는 듯 한쪽 눈을 잃은 로이도, 함께 한 기억과 나이를 잃은 네 동생도 무엇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가 싫어할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너만 있다면 이 세상이 호문쿨루스에게 잡아먹히든 알 바가 아니었다.
네가 보고 싶다.
네가 살아있다고도 죽었다고도 생각할 수 없지만 다시 돌아와 내 앞에서 다시 웃어주었으면 한다고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그게 언제가 되었든 다시 한 번 세계를 넘어서 너를 따라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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