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었다.
유난히도 추웠던 올해 겨울의, 너를 만난 후의 첫눈.
추운 손은 주머니에 넣고, 입김을 내뿜으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온통 하얗게 보일 뿐이었다.
"형! 눈이야!"
알이 신나는 목소리로 나를 불러 돌아보니 그 옆에는 똑같이 손이 시린지 주머니에 꼽아 넣고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엘런, 네가 있었다.
어린아이같이 눈을 보고 즐거워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나도 따라 웃을 수밖에 없어지는 것이 당연한 듯했다.
눈이야, 에드.
시린 듯한 하늘색의 눈을 곱게도 접으며 그렇게 말했다.
날 뒤돌아보며 말하던 네가, 찬 바람이 네 머리카락을 스치고 가던 그 순간이 숨 막히게 아름다워서.
나는 옮기던 발걸음을 멈춘 채 그저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널 바라만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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