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놈이었다.
미쳐도 제대로 미친 **였다.
제정신이 박혔다면 그를 보고 미치지 않았다고 할 수 없으리라.
이게 해피가 살아돌아온 셜록을 보고 든 생각이었다.
3년 전 셜록은 라이헨바흐 폭포에 떨어져 죽었다.
처음으로 그렇게 소중한 것을 가져봤는데 그것을 허무하게 눈앞에서 놓쳤다.
상실감은 말할 것도 없었고 그걸 회복하기에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라이헨바흐 폭포의 물살과 소리에 휩쓸려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은데.
활짝 웃으며 나타나서는 사건 해결을 확실히 하기 위해 모두를 속인 거라니, 해피는 남아있던 어이가 한줌의 남김없이 털리는 것만 같았다.
존이 다른 곳에서 휴식을 가져보는 건 어떻냐는 말에 평화로운 중소도시에 위치한 한 가게에 취업해 과거에서 벗어나 나름 잘 살아가고 있었다.
처음 죽은 줄 알았던 셜록이 돌아왔을 때 한 걸음에 달려가 안았는데, 어떻게 살았는지의 이유를 들으니 첫 만남에 그대로 달려가 안길 게 아니라 발로 차줄 걸 싶었다.
해피는 얌전한 성격이라고는 빈말로도 할 수 없었고, 그런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성격은 더욱 아니었기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듯이 웃고 있는 셜록의 멱살을 잡고, 면전에다 욕을 한 바가지 퍼부어 주었다.
해피가 쪼잔하다거나, 아량이 넓지 않은 게 아니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아, 그랬구나. 어쨌든 살아돌아와서 참 다행이다."라며 웃는 쪽이 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해피는 제법 영민했고 상황 파악이 빠른 아이였기에 셜록이 그리했던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해피가 정말로 짜증 나는 건, 그 이유를 듣고 머리로는 이해하는 자신과 자신을 사랑한다고 해놓고서는 속인 셜록이었다.
옆에서 따라 웃고 있다가 셜록이 한 대 맞으니 쩔쩔매는 왓슨은 덤이었고.
해피는 셜록의 정강이를 한 대 걷어차주고는 정숙한 신사 숙녀분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중얼거리며 숙소로 돌아갔다.
해피는 숙소로 돌아가 침대에 풀썩 누웠다.
해피는, 아직 셜록을 사랑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베이커가 221B에서 살 때를 추억하며 그리워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해피가 셜록을 용서하고 셋이서 소중한 그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사실 예정되어 있는 일이었다.
해피는 심술을 부릴 며칠간 둘을 부려먹을 생각을 하며 잠에 빠져들었다.
셜록이 살아돌아온 것을 보고 안심이 된 까닭이었다.
지금 숙소 입구 앞에서 기웃대는 남정네 둘은 지금 해피가 알 바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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