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엘벳]

베시는 늘 삶을 즉흥적으로 살아왔다.
지루한 것은 싫다, 하지만 뭘 새롭게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삶을 그렇게 살아온 베시는, 꽤나 괜찮은 삶을 살고 있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정해놓은 것 하나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삶.
그렇게 살아온 베시에게 차원이동이라는 흔치 않은 일은, 베시의 삶을 확실히 뒤바꿔놓은 사건이었다.
시간을 넘은 차원이동, 세계 최고로 꼽히는 명탐정.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은 베시가 사랑에 빠지기에 완벽한 조건일지도 몰랐다.
지루하고 단조로운 삶에 나타난 아주 달고 아름다운 선악과.
아주 작은 것 하나까지 유혹으로 이루어진 듯한 것을 놓칠 수는 없었다.
선악과를 먹은 인간은 어찌된다고 했던가.
베시는 기존의 정해진 것들이 다가오지도 못하게 하고는, 새롭게 이야기를 써나갔다.
엘이라는 특별한 보물, 자신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값진 초대장.
단숨에 사랑에 빠져 이어나간, 아무도 쉽게 흉내내지 못하는 자신의 사랑 이야기는 베시가 더없이 아끼고 사랑하는 것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