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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사라진 미래 [긴토요]

가끔, 네가 죽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할 때가 있었다.
내게 유일하게 중요한 네가 결국은 떠나버린다면.
슬퍼할지, 아니면 늘 그랬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을지.
심심풀이로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지 않은가.
너의 종말을 함께 하고 싶어서.
그토록 밝았던 네가 어둠에 잠기고, 한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사람을 죽일 때도 난 그저 네 곁에서 너를 지켰다.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저 그러했던 여정들이 이렇게 끝을 맺었다.
너는 죽었다.
과거에서 온 너에게,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
죽어가는 네게 이제 안녕이라는 작별 인사를 받고, 내 손안에서 죽어가는 너를 보았을 때.
그토록 슬펐던가, 가슴이 찢어지도록 괴로웠던가.
... 사랑이다.
이게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감히 사랑이란 말인가.
벅차오르는 감정의 답을 내기도 잠시, 시간을 거슬러 우리가 바꾼 과거로 인해 우리가 함께 했던 이야기가 지워져간다.
사랑했던 네가 부서지고 흐려진다.
우리가 알던 것은 사라지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너를 향한 마음이 지금과 다를 수도 있지만.
하지만, 네가 살아간다.
네가 사랑하는 이 세상에서, 숨을 쉬며 행복하게.
그걸로 되었다. 널 사랑하지 않더라도 그걸로 족했다.
나의 마음이 네게 닿을 일은 없을 테니까.
눈부신 빛이 앞을 가렸다.
어쩌면, 이 기억이 사라지는 것도 한 번의 죽음일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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