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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동지 [나루토 드림]

그날은 평소와 같았던 날이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침대 위에서 눈을 뜨자마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어른들은 나를 보고 수군거렸으며.
항상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은 폭력을 휘두르며 나를 괴롭혔다.
이 모든 끔찍한 날들은 특별히 더 괴로울 것 없는 평소와 같은 날들이었다.
맞으며 살이 터졌는지 입안에서는 피맛이 느껴졌고, 어디 하나 성한 곳 없이 흙과 먼지투성이인 채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선과 욕설들이 따라붙는다.
이제는 지나치도록 익숙한 욕설들을 들으며 광장을 지나칠 무렵, 한구석에 늘 보던 익숙한 그 아이가 앉아있었다.
금빛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몸 안에 마을을 덮친 요괴가 봉인된 채 저와 같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
부모도 없고, 마을 사람들에게 제가 하지도 않은 일로 박해받는.
나와 같은 그 아이, 우즈마키 나루토.
나루토는 내 시선을 금방 눈치채고서 나를 보았고, 상처투성이의 두 아이들은 공중에서 시선을 나누었다.
오늘은 분명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날이었다.
그것은 아마 그 아이도 마찬가지였을 테지.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는 절망 속에 지쳐있었다.
나는 나루토에게 손을 내밀었고 나루토는 그 손을 잡았다.
마을 모두의 원망을 받는 두 아이는 그 길로 그렇게 떠나버렸다.
우리의 미래가 어떤 식으로 결말을 맺을지도, 내일의 미래조차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괴롭지 않을 것이다.
그거면 되었다고 우리는 처음으로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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