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짧았고 이별은 길었다.
뒤늦게 찾아온 후회도 깊게 파고들지 못할 시간이었다.
사랑한 시간은 좋아한 시간보다 더없이 짧았고 그건 모두 나의 의지였기에, 미안하다는 말도 할 수 없었다.
밤은 조용히 빛났고 네가 좋아하던 달이 떠올랐다.
창밖으로 조용히 달을 보고 있던 네게 새삼스레 왜 달을 좋아하냐고 물어봤더니 웃으며 너를 닮았으니까.라고 답하던 그때를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다.
그날의 추억은 영원히 마음속에 남을 것 같았다.
우리가 보냈던 시간을 길었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진심으로 솔직할 수 없었다.
나는 미련을 가지고 있었고 너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기에 우리가 맞물리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더 이상 가망 없는 과거 또는 미래를 놓고 네가 더 이상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을 때는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버린 후였다.
우리가 놀았던 공원을 비롯해 많은 곳이 새롭게 바뀌어있었고, 너의 마지막을 보낸 곳은 너무 차가운 곳이어서, 너를 추억하기에도 마땅치 않았다.
모든 것이 내 탓인 것만 같았고, 실제로 전부는 아닐지라도 대부분이 그러했기에 나는 소리 내어 울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몇 날 며칠을 눈물로 지새우고 난 후에 용서를 내려준 너를 위해 아서를 위해 일어서기로 다짐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배우 일을 다시 시작했고 네가 스쳐가듯 제안했던 소설을 써보기 시작하기도 했다.
네가 마저 해야 했던 일을 손보며 정리하기도 했다.
너를 기억하고 정리하고 위하는 나만의 방법이었다.
내가 내 마음을 자각하고서 며칠이 지나 네가 떠나버렸던가.
짧은 시간이었다.
네게 내 모든 사랑을 전하기에 정말, 많이도 짧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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