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봄과 같은, 곧은 꽃이 나무같이 피어나는 것만 같은 아이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 마음은 이미 마음 깊이 뿌리박혀 자명했다.
그 아이의 목소리도, 말투도, 사소한 습관 하나까지 모든 것을 죽는 그날까지 잊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 아이는 강했고 똑똑했고 혼자 일어설 줄 알았고, 그 무엇보다 사랑할 줄 알았다.
여느 것보다 쉬워 보이는 일이지만 막상 코앞에 닥치면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조차 없어지는 어려운 일.
그 아이는 그걸 할 줄 알았다.
그래서 빛났다.
그 아이의 명랑함이 나를 밝혔고 그 기억이 지금의 나를 밝혔다.
난 사랑을 할 줄 몰랐다.
좋아했지만 입 밖에 낼 수 없었고 아꼈지만 모든 걸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다.
이미 그 아이를 좋아하고 난 이후에는 늪과 같은 넝쿨에 얽히고설켜 나를 상처 입히고 있었다.
나의 어린 시절은.
행복하고 짧았던 그 시절은 그 아이로 인해 행복했고 빛이 났고 어둠으로 침묵했다.
멜로의 모든 것은 그 시절 그곳에 그대로 남겨둔 채 나는 떠났다.
몇몇의 추억 속에 남아있는 멜로.
이제는 아무도 알지 못할 옛날이야기.
그 아이를 만나면 좋은 추억이자 나쁜 꿈이었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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