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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소름끼치는 두 눈 [포세트]

새카만 밤하늘의 장막을 친 숲을 닮은 머리카락이 어둠 속에 숨어 빛을 가리고, 굳게 감은 두 눈을 뜨자 소름 끼치는 노란색의 두 눈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비로운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한 그 두 눈이 천천히 아래에서 위를 향하며 나를 바라보자 나는 순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가 바라보는 눈길을 따라 몸을 옥죄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고 그가 어둠 속에서 한 발짝 걸어 나오자 숲의 색을 그대로 담은 머리카락이 빛을 발하며 나타났다.
숲 사이를 날카롭게 스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비치는 아름다운 얼굴은 꼭, 달밤 숲속에서 고고하게 서있는 어떤 동물이 연상되어서-
나는 목덜미에서 바람이 잘게 부딪혀오는 것을 손으로 문지르며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
나는 무표정의 그 아이의 얼굴을 이렇게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웃지 않는 그 아이.
정말 어색하고 낯설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이런 얼굴을 하고 이런 눈빛을 보내는구나.
그 순간 친구들의 말들이 떠오르고 그 말에 납득했다.
"레이먼우드는 뭔가 좀 어려워."
확실히 어려운 정도가 아니었다.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할 정도야.
장난으로 변신했던 모습을 풀고, 곧 너를 부르니 너는 뒤돌아 나를 보고는 소름 끼치는 달을 배경으로 달빛을 받으며 사랑스럽게 웃었다.
세드릭!
그 얼굴과 날 부르는 그 목소리야말로 내가 아는 너였어서, 나는 안심하며 네 부름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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