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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동지 [나루토 드림]

그날은 평소와 같았던 날이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침대 위에서 눈을 뜨자마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어른들은 나를 보고 수군거렸으며.
항상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은 폭력을 휘두르며 나를 괴롭혔다.
이 모든 끔찍한 날들은 특별히 더 괴로울 것 없는 평소와 같은 날들이었다.
맞으며 살이 터졌는지 입안에서는 피맛이 느껴졌고, 어디 하나 성한 곳 없이 흙과 먼지투성이인 채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선과 욕설들이 따라붙는다.
이제는 지나치도록 익숙한 욕설들을 들으며 광장을 지나칠 무렵, 한구석에 늘 보던 익숙한 그 아이가 앉아있었다.
금빛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몸 안에 마을을 덮친 요괴가 봉인된 채 저와 같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
부모도 없고, 마을 사람들에게 제가 하지도 않은 일로 박해받는.
나와 같은 그 아이, 우즈마키 나루토.
나루토는 내 시선을 금방 눈치채고서 나를 보았고, 상처투성이의 두 아이들은 공중에서 시선을 나누었다.
오늘은 분명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날이었다.
그것은 아마 그 아이도 마찬가지였을 테지.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는 절망 속에 지쳐있었다.
나는 나루토에게 손을 내밀었고 나루토는 그 손을 잡았다.
마을 모두의 원망을 받는 두 아이는 그 길로 그렇게 떠나버렸다.
우리의 미래가 어떤 식으로 결말을 맺을지도, 내일의 미래조차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괴롭지 않을 것이다.
그거면 되었다고 우리는 처음으로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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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현실 [중혁호성]

눈을 감으면 너는 기적처럼 깨어나 나를 향해 미소짓는다.
그럼 나는 감격해 너의 손을 잡고, 입을 맞추며 사랑한다고 말하고 사랑한다는 답을 듣는다.
그런 기적같은 일들은, 눈을 뜨면 전부 사라진다.
오늘은 네가 잠에 든지 1년째가 되는 날이다.
나는 매일 너를 보러 간다.
그저 고이 잠들어있을 뿐인 너를 보고, 이름을 부르고.
대답없는 네곁에 앉아 그저 하염없이 너를 기다릴 뿐이다.
한동안 나는 사는 것이 아니었다.
밥도 잠도 무엇 하나 하지 못했다. 숨을 쉬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냥 죽지 못해 살았다. 그뿐이었다.
너는 내게 행복해지라고 말했지만 나는 아직 너없이 행복해지는 법을 모른다.
너없이 살아가는 법을 모르고, 너없이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
나는 그런 놈이었고 너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너는 깨어나야 했다.
너를 위해 슬퍼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그게 언제고 반드시 그러해야 했다.
네가 이대로 깨어나지 않는다면 어떡하지.
나는 몇 백, 몇 천번이고 너를 생각하며 버텨야 하나.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 보면 이제는 눈을 감아야지만 보이는 너의 미소는, 분명 너는.
몇 천번이고 되살아나며 희미해질 것이다.
너의 웃는 얼굴이 어색해질 것이고 너의 목소리가, 행동이, 너를 이루는 작은 하나하나까지 낯설게 느껴질 날이 올 것이다.
끔찍한 미래다.
잔인한 현실이다.

유중혁은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지하철은 규칙적으로 덜컹대며 다리 위를 내달렸고, 시계는 곧 7시를 가리켰다.
그것이 무슨 신호라도 됐던 건지 지하철 내부 불이 꺼지는 것을 시작으로 크게 흔들리며 멈춰섰고, 잠깐의 웅성거림 후 곧 기관사의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열차 내 승객분들께 안내 말씀드립니다. 열차 내 승객분들께 안내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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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시 설정 / 불멸의 날들 필, 멸망 다자연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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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그날의 꿈 [엘벳]

라이토가 눈을 떴다.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넓은 공간.
암흑인지 흰색인지조차 구별할 수 없던 그 공간에서 라이토는 그날 그 옷을 입은 채 홀로 눈을 떴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생각하던 도중 채 답을 찾기도 전에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한 사람이 홀연히 나타났다.
지금은 어디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그날 이후 갑자기 사라져 죽었어야 할 사람이.
Bessie Lawliet.
베시라고 불리던, 엘의 아내.
감히 무서운 것을 모르고 멋대로 자신을 친구라고 부르며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오만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그런 어리석은 사람.
분명히 죽었을 텐데. 어째서? 데스노트에 착오라도 있었다는 건가. 혹시, 본명이 아니었나?
사실에 다가가기 위한 생각을 하고 있었더니, 어느 순간 공간이 일그러지는 것을 멈췄다.
뚜렷히 모습을 드러낸 베시는 마지막으로 보았던 모습과 똑같았다.
하나 다른 것은, 그 눈이.
증오하며 바라보는 두 눈이, 무섭도록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라이토."
베시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세상 그 누구보다 끔찍하고 고통스럽게 죽었으면 좋겠어."
베시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으려는 듯 입술을 깨물었고, 두 눈에서는 눈물이 방울져 떨어지기 시작했다.
"네가 행복해지지 않기를 매일 빌어. 무슨 자격으로 네가 행복해지려고 해? 그때 엘이 아니라, 네가 죽지. 네가 죽어버리지."
눈물이 어느새 뺨을 흠뻑 적시고, 베시는 울음을 쏟아냈다.
비명같은 울음소리.
증오로 타오르면서도 더 큰 슬픔으로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은.
울음을 간신히 그치기는 했지만 눈물은 아직 흥건하게 두 뺨을 적시고 있었다.
베시는 눈물을 떨어트리면서 증오 어린 두 눈으로 비소를 지으며 라이토에게 말했다.
"하나 알려줄까? 넌 끔찍하게 죽을 거야. 네 편은 다 죽고 너밖에 없는 곳에서, 찬 바닥에 누워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갈 거야. 그렇게 빌 거야. 네가 그렇게 죽도록, 행복해질 수 없도록. 내가 빌지 않아도 넌 그렇게 죽을 테지만, 그래도 빌 거야. 그것만이 내가 바라는 거니까."
내가 죽어? 그렇게도 한심하게? 그럴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을 바라고 있군.
라이토는 베시가 하는 말을 듣고 조소를 지었다.
자신이 죽을 리가 없다.
자신은 신세계의 신이 될 것이다.
그런 굳건한 믿음은 라이토의 두 눈과 귀를 가렸다.
결과는 곧 자신의 승리가 될 것이고, 패배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 낭비했다며 라이토가 뒤돌아 걷자 공간이 다시 일그러졌다.
바닥이 꺼지며 떨어지는 느낌이 든 것은 잠시, 눈을 뜨니 익숙한 방의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윗몸을 살짝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역시 꿈이야.
푹신한 베개 위로 다시 머리를 눕히고 그 여자, 베시의 얼굴을 다시 생각했다.
어리석은 여자.
라이토는 그렇게 생각하고 눈을 감았다.
그런 멍청한 꿈은 빨리 잊어버리는 게 좋다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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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혁호성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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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잠들어있는 너에게 [중혁호성]

수호성.

이미 잠들어 눈을 뜨지 않는 네게 편지를 쓰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 싶군.
그래도, 너는 가끔 의미 없는 행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했으니까.
가끔은 이런 것도 나쁘지 않아.
네가 눈을 뜨지 않은지 어느덧 몇 년이 지났다.
벌써 이만큼의 시간이 흐른 건가.
아주 긴 시간이 흘렀다 생각했는데 뒤돌아보니 짧다면 짧은 시간이야.
너의 1년을 몇 번이고 반복했는지 모를 거다.
네가 너무나도 그리워.
네가 이 세상을 사랑하고 나에게 따스함을 나눠줬다는 걸 기억한다.
그렇기에 나도 이 세상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어.
하지만, 똑같은 짓을 반복할수록 지쳐간다.
몇 번이나 이 짓을 반복해야 하지.
몇 번을 죽고 다시 살아나도 너는 일어나 나를 바라보지 않아.
다시 눈을 뜬 네게 이 세상이 기억 그대로인 것을 보여주고 싶지만, 내가 만약 이 이야기의 끝을 보아도 과연 네가 그것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네가, 나를 보고 행복하게 웃으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듣고 싶다.
나는 이 세상을 지키기 위해, 이 이야기 너머의 그를 보기 위해. 그리고 다시 너를 보기 위해 수백수천 번의 인생을 반복하고 있어.
하지만 너는, 이보다 더한 생을 반복해도 잠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다시 눈을 떠줘.
모두에게 희망을 주어라.
너는 그런 사람이었으니.


[시간선이 맞지 않는 곳으로부터 ■■■의 편지가 도착하였습니다. 개연성의 파괴로 편지는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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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사라진 미래 [긴토요]

가끔, 네가 죽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할 때가 있었다.
내게 유일하게 중요한 네가 결국은 떠나버린다면.
슬퍼할지, 아니면 늘 그랬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을지.
심심풀이로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지 않은가.
너의 종말을 함께 하고 싶어서.
그토록 밝았던 네가 어둠에 잠기고, 한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사람을 죽일 때도 난 그저 네 곁에서 너를 지켰다.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저 그러했던 여정들이 이렇게 끝을 맺었다.
너는 죽었다.
과거에서 온 너에게,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
죽어가는 네게 이제 안녕이라는 작별 인사를 받고, 내 손안에서 죽어가는 너를 보았을 때.
그토록 슬펐던가, 가슴이 찢어지도록 괴로웠던가.
... 사랑이다.
이게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감히 사랑이란 말인가.
벅차오르는 감정의 답을 내기도 잠시, 시간을 거슬러 우리가 바꾼 과거로 인해 우리가 함께 했던 이야기가 지워져간다.
사랑했던 네가 부서지고 흐려진다.
우리가 알던 것은 사라지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너를 향한 마음이 지금과 다를 수도 있지만.
하지만, 네가 살아간다.
네가 사랑하는 이 세상에서, 숨을 쉬며 행복하게.
그걸로 되었다. 널 사랑하지 않더라도 그걸로 족했다.
나의 마음이 네게 닿을 일은 없을 테니까.
눈부신 빛이 앞을 가렸다.
어쩌면, 이 기억이 사라지는 것도 한 번의 죽음일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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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주 프로필

호성 설정 / 전지적 독자 시점 유중혁 연인 드림


이름: 수호성 睡昊星


성별: 여


커플링명: 중혁호성


나이: 28살


생일: 4월 19일


키: 168cm


혈액형: AB형


국적: 한국


머리카락 색: 하늘색에 흰색 시크릿 투톤


눈동자 색: 오드아이 오른눈은 흰색, 왼눈은 주황색. 흰색에 검은 테두리 동공


헤어스타일: 한쪽 눈을 살짝 가리는 투톤 앞머리, 짧은 옆머리에 시크릿 투톤의 긴 생머리


성격: 다정하고 선하다. 많은 것을 베풀려고 한다.


액세서리: 피어싱


옷: 하늘하늘하거나 따뜻한 옷을 주로 입는다


드림주가 드림캐를 부르는 호칭: 중혁아, 혁아
드림캐가 드림주를 부르는 호칭: 호성


배후성: 모든 꿈의 지배자


칭호: 꿈을 부리는 하수인 (전설)


특이사항: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났다


이야기
유중혁과 중~고등학생 때부터 친한 사이로 사귀는 사이다.
중혁이에게 위안을 주며 옆자리를 지키다 시나리오가 발생하기 1년 전, 모종의 이유로 쓰러져 다시는 눈을 뜨지 않는다.
잠든 호성이의 곁을 지키다 시나리오가 발생하고, 중혁이는 어떻게든 몇 번이고 호성이의 앞에 도달하지만 눈을 뜨는 일은 없었다.
원작 '멸살법'에서는 모든 회차에서 눈을 뜨지 않지만 김독자가 나타난 3회차에서는 이례적으로 뛰어난 배후성의 선택을 받아 눈을 뜨게 된다.
이미 시작된 시나리오를 어떤 사람의 도움을 받아 가다가 중혁이와 마주하게 된다.
독자는 분명 잠들어있어야 할 호성이의 등장에 놀란다.


가녀린 느낌의 미인

몸이 약한 편

살인을 하지 않는다

운이 굉장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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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괴물의 사랑 [카무토요]

살인귀.
피를 좋아하고 싸움을 사랑하는 괴물.
적발의 머리카락을 길게 기르고 자주 웃어 보이는 야토족의 천인, 카무이는 소위 그렇게 불렸다.
그리고 그런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카무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가지고 싶다는 삐뚤어진 욕망으로 시작된 감정일지도 몰랐다.
가지고 싶다, 곁에 두고 싶다, 평생 내 옆에 묶어두고 싶다.
약간의 사랑과 뒤엉켜진 욕망은 그렇게 드러내졌다.
싸움을 걸고, 쓰러트리고, 피를 흘리는 그의 위에서 죽이기 직전에야 왠지 모르게 멈추어 보내기만을 수어번.
카무이를 자주 보았던 사람들은 그의 감정을 일찍이 눈치챘을 것이다.
사랑.
사람을 수천은 죽였을 괴물이 사랑을 한다.
놀랍도록 기괴하고 놀랍도록 로맨틱한 이야기.
괴물은 자신의 마음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가슴 아픈 첫사랑을 치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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